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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이야기

극과극) 떡볶이 2종셋뜨 전격공개

떡볶이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누구나 쉽게 먹을수 있는 국민간식이라는 일면과 구궁심처 임금님이 드셨다는 궁중음식이라는 두 면이죠. 

길거리 음식의 왕좌하면 바로 떡볶이 아니겠습니까? 그간 수많은 길거리 음식이 명멸하였습니다. 큰 인기를 끌던 기발한 음식도 다른 새로운 음식에 밀려 없어져 갔지만, 떡볶이만은 꿋꿋하게 날씨와는 그리 크게 관계없이 스테디 셀러가 되었지요. 오뎅은 겨울이나 되어야 주메뉴가 되는 반면 다른 계절에는 거의 떡볶이에 곁들여주는 국물역할만을 담당하는것과 비교하면 떡볶이의 위상을 잘 알수 있습니다.

고추가 들어오기 이전인 18세기까지는 김치마저도 맵지 않은 절임형태였고, 물론 떡볶이도 맵지 않은 간장양념의 떡볶이였다고 하지요. 물론 떡볶이가 고추장을 만난 빨갛게 된것은 세월을 한참 뛰어넘어 마복림 할머니에 의해 만들어진 1953년 경이라고 합니다. 

예전의 문헌을 보면 떡볶이는 임금님이 정월에 즐겨먹던 궁중음식이었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볶음이라는 말은 붙어 있으나 조선시대의 요리서에도 그렇고 볶음요리라기보다는 일종의 찜요리에 가까운거죠. 

저희는 주로 신당동식의 즉석 떡볶이를 자주 만들어 먹습니다. 푸짐하기도 하고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죠. 또 다른 이유중의 하나는 사실 길거리 떡볶이를 제대로 재현해내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길표 떡볶이는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그 맛은 무엇일까 하는 오기가...... 


해서 지수맘이 또 도전을 합니다.



한참전에 옛친구가 놀러온적이 있습니다. 격의없는 친구이고 워낙 친한사이기도 했는데, 오랜만에 왔고 비행기 타고 왔으니 잘 먹이자하여 푸짐하게 불고기를 했습니다. 불고기에 떡볶이떡을 몇개 넣었는데, 그 친구는 고기보다도 떡을 집중적으로 먹으며 한마디 던집니다. "이 궁중 떡볶이 맛있다" 아니 불고기란 말이다! 아무리 이야기하여도 불고기는 궁중떡볶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차라리 궁중떡볶이에도 도전합니다. ㅎㅎㅎ



같은 떡볶이떡을 사용합니다만, 하나는 길표 또 하나는 귀하신 몸인 궁중....ㅎㅎ


우선 길표 떡볶이입니다. 


당면, 쫄면, 각종 야채 등등 이런저런 사리가 들어가 화려한 즉석떡볶이에 비하여 밑천이 한눈에 공개되는 길표떡볶이는 태생적으로 비주얼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승부해야 할것은 바로 맛이겠죠. 길표 떡볶이의 핵심은 바로 대파와 물엿이라고 합니다. 대파는 사실 그리 사용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대부분은 쪽파로 해결을 했기에 대파의 진한 맛을 잘 몰랐다고 할까요... .암튼 이 대파의 향은 쪽파에는 비할바가 아니더군요. 이론상 떡볶이 국물을 낼때는 필수라 할만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전에 만들어 먹던 떡볶이와는 비교도 안되는 향과 맛을 보여줍니다. 사실 물엿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구요. 예전 호기심에 먹어본 구멍뚫린 떡볶이의 양념에서 길표 떡볶이와 흡사한 맛을 찾았는데, 엿의 맛이 강하게 나더라구요. 그 이후 엿은 맛을 내는 중요한 재료가 되었지요.

재료는 심플한 반면, 비밀병기 대파의 뽀스가 보이시죠? ㅎㅎ


끓는물에 떡과 어묵을 넣고 잘 끓여줍니다.


바로 집어넣는 고추장. 설탕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대파를 사정없이 투하하는 거죠. 강한 향이 우러나옵니다.


마무리는 물엿입니다. 너무 끓이면 딱딱해지기 때문에 정말 마무리 정도로만 해줍니다.

길표 떡볶이의 미덕은 떡볶이 국물에 묻혀 함께 먹는 곁들임 음식에도 있습니다. 본적인 납작튀김당면만두도 좋고, 이렇게 일부러 만든 김말이도 참 좋습니다.




김말이는 그 자체로도 참 맛있지만, 역시 떡볶이 국물에 척 적셔 먹을때 그 진가를 발휘한답니다. 이렇게 먹으면 점심 한끼로 손색이 없고 추억까지 함께 먹게 되는 것이라서 참 든든하답니다. 잊지 마세요. 대파와 엿입니다. ㅎㅎㅎ 






다음은 바로 임금님이 되어볼 차례입니다. 


장금이가 만들어 임금님께 드렸을지도 모르는 바로 그 떡볶이죠. 문헌에 따르면 진상품 떡이 한양에 당도할 무렵이면 떡이 굳어 버려 이를 그대로 진상하지 못하고 요리를 해야 했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야채와 고기를 듬뿍 넣고 찌듯이 만든 요리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듬뿍! 그래~서 준비한 듬뿍 불고기와 듬뿍 야채입니다. ㅎㅎㅎ

안심으로 양념하여 잘 재워둔 안심불고기를 팬에서 조리합니다.


고기를 살짝 건져내고 국물에 떡볶이 재료를 넣습니다. 떡투하!!!


함께 넣는 채소의 양은 좀 먾은 편이 좋습니다. 양파와 당근 그리고 양배추를 준비하였습니다.

불고기 국물이야말로 핵심이죠. 여기에 야채를 넣고 미리 잘 뒤집어 가며 익힙니다.

여기에.... 양배추도 듬뿍 넣어주죠.


이렇게 만들어진 떡볶이에 당면등의 사리를 넣는건 좀.......


해서 이렇게 그대로 서브합니다.



같은 재료이지만 이렇게 운명이 달라지는 음식이 바로 떡볶이인것 같습니다.

어떤 떡볶이가 더 먹음직 스럽게 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