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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이야기

샌디에고 늦은 김장 - 3종 김치 특선

지난 겨울에는 한국에 다녀오느라 김장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돌아올때 장모님이 담아주신 총각김치를 가져와서는 열심히 먹고나서 정신을 차리니 김치가 없네요. ㅠㅠ 

결국은 김치를 하기로 하였는데, 마침 한박스에 한국돈으로 8천원정도의 세일을 한다기에 들고온 무 한박스. 어찌나 많은지.... 늘 하는대로 배추김치와 석박지를 담그기로 하였으나 그래도 반이상은 남을듯 하여 생각한것이 바로 동치미입니다. 또 3종셋뜨!!! 김치는 담았다 하면 3종셋뜨입니다. 거기에 10여년 전에 한번 지수맘이 담아본 동치미를... 

한겨울 땅에 묻은 독에서 얼음을 깨가며 꺼내온 동치미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던 기억이 납니다. 국수공장에서 바로 말려 자른 국수를 사다가 말이지요. ㅎㅎ 

한국에서 먹었던 장모님의 동치미가 너무 맛이 있어서 결국은 지수맘이 전화를 드립니다. 그렇게 전화로 배워 동치미를 담았습니다. 제가 담은거 절대 아니라는거...... 

무는 잘 씻어 둡니다. 동치미는 거의 모든 재료를 통으로 쓴다고 하시네요.


생강도 다지지 않은 통으로 썰어 준비합니다.


이런 재료들을 준비하였습니다. 반으로 가른 양파와 곧 껍질을 벗을 배. 그리고 저대로 집어넣을 파네요. ㅎㅎ


무는 반씩 잘라서 절임 소금을 뿌려 재워둡니다. 완전히 절일 필요는 없구요....

물은... 여기 물이 맛이 없어서 마트에서 파는 생수를 사용하였습니다. 물을 커다란 그릇에 담고 소금, 설탕약간을 넣어 간을 맞춥니다. 일단은 소금간을 맞추는데, 적당히 짭잘한정도로 맞춥니다. 그런데, 설탕을 너무 많이 넣으면 나중에 국물이 끈끈해지게 된다고 하시네요.


약간의 설탕과 그 나머지의 부족한 단맛은 바로 뉴슈가라는 것으로 맞추신답니다. 이렇게 해야 오래두고 먹어도 끈끈해지지 않는다지요. 뉴슈가는 사카린입니다. 인공감미료는 건강에 그리 좋지 않죠? 거기에 사카린은 오래도록 유해성논란을 빚어온 감미료이기에 역시 저항감이 있지만, 맛난 동치미를 먹겠다는 욕심에.... ㅎㅎ 처음 사본 인공감미료입니다. 암튼 인공감미료로 나머지 단맛을 보충합니다. 결국은 짭잘 달콤하게 맞추면 된다는.... 참 어렵죠잉?


무를 처음부터 잘게 썰어넣을 필요없이 이렇게 크게 잘라넣고 먹기전에 잘라서 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통마늘도 생강편도 넣고 파도 그냥 그대로 넣습니다. 


이 위에 간을 맞춘 물을 부어 주면 됩니다. 일단 생각보다 쉽습니다.


요렇게 물을 제대로 부어준 동치미는 최소한 4-5일은 서늘한 곳에서 익힌후에 냉장고로 들어가죠. 


흐흐흐!! 익으면 아주 맛나게 먹어줄테다. ㅎㅎ

다음에는 깍두기보다 더 좋아하는 석박지입니다. 이렇게 큼직길쭉하게 썰어준 무를 소금과 설탕으로 절여줍니다. 


이번에 담은 김치의 가장 큰 다른점은 바로 양념장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젓갈에 다진마늘과 고춧가루를 잔뜩 넣어 체이스트로 만들어둔 양념장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고춧가루를 사용하였지요. ㅎㅎ 

암튼 이번에는 양념장을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네요.
먼저 찹쌀을 오래 불려둔것을 블렌더로 곱게 갈아 풀을 쑤었습니다. 요건 제가 했다구요. ㅎㅎ 이 풀을 잘 식혀둡니다. 그리고 마늘, 생강, 사과, 양파를 블렌더에 갈아 둡니다. 여기에 식힌 찹쌀풀을 넣어 걸쭉하게 만들어 둡니다. 아주 매워보이지만, 사실은 그리 맵지 않네요. 어머니는 여기에 황태대가리 (머리 하려다가 역시 황태는 대가리라해야...ㅎㅎ) 를 잘 삶아 식힌 육수를 사용하셨다던데, 그건 없어서리....ㅠㅠ 김치에 육수를 따로 내어 사용한다는 건 잘 못들어 보았는데, 확실히 김치가 깊은맛이 있더라구요. 아쉽게도 황태대가리는 다음 기회로.... 


무를 채썰어 이 영념장과 섞어 배추속을 미리 준비해둡니다.  


요건 파~~


큼직하게 썰어 배춧속에 넣어주죠.


암튼 무가 절여지는 동안 배추김치를 담그기로 합니다.

미리 절여둔 배추. 


미리 배춧속이 잘 만들어졌는지 배추가 잘 절여졌는지를 보기 위하여........................

아~ 하세요. ㅎㅎ


이걸 단순한 배추김치라고 생각하면 안되죠. 김치 장인이 배추 한장한장 넘겨가며 속을 넣어가며 담근 김치인거죠. ㅎㅎㅎ


요렇게 잘 마무리하여 김치통에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여기에 큼직하게 썬 무를 중간중간 박아둡니다. 또 요게 별미더라구요. ㅎㅎ


얼마나 많은 노동이 집약된 한통이겠습니까. 배추김치 완성.


다음은 석박지입니다. 

잘 절여진 무에 위에 만든 영념장을 적당량 넣어줍니다. 


여기에 통파를 넣어 잘 버무려 주죠. 


이렇게 김치 3종셋뜨 하루만에 담그기 신공이 또 여지없이 발휘되었네요. 
짜잔~~


한동안은 우리집 일용할 양식이 되어줄겁니다. 
과연 동치미국수를 먹고 말겠다는 제 바램은 이루어질까요? ㅎㅎㅎ

답은 며칠후에 알려드릴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