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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영어 이야기

느림보 영어 이야기 들어가는 글.......

가끔 아주 가끔씩만 영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어회화를 주제로 블로그 하시는분들이 많습니다. 상당히 수준 높으신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솔직히 거기에 어줍잖은 제 글을 더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리 도움이 될것 같지도 않았고, 아주 특별한 비법이 있는것도 아니어서입니다. 



제가 대학다닐무렵에도 영어는 엄청난 큰일이었습니다. TOEFL부터 시작하여 vocabulary 22,000 혹은 33,000의 교재는 불티나게 팔리고, 방학에 이루어지는 특강은 등록하는 사람이 참 많았지요. 도서관에 가보면 자리마다 펴놓은것이 영어책이어서 영문과 학생이 그렇게 많은줄 알았답니다. 그건 약과였습니다. 그 이후에 불어닥친 엄청난 영어열풍에 정말 놀라게 되더군요. 

갓난아기에게도 영어강사를 붙혀준다거나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를 하게 한다거나 하는 등의 요즘의 세태는 예전에 비하면 정말 대단한 수준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솔직히 언어는 그저 단순한 수단일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때문에 그런 모든 사회적 변화에 크게 동의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글로벌화다 뭐다 해서 예전에 비하면 외국어의 쓰임새가 커진것은 사실이니 그렇게까지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뭐 그저 필요하면 배우면 되는것인데, 누구나 다 배워야 하는것으로 치부하는 세태가 조금 불편할 따름이죠. 

어린아이들은 언어습득 능력이 정말 뛰어남을 많은 체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영어유치원에 다니며 영어로 수업을 듣고 하는일이 원칙적으로는 효율적인 면에서 좋은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영어가 그렇게까지 필요한것인가 하는 원론적인 의문이 드는건 사실이지만요. 

암튼, 어린아이들의 외국어교육은 그렇게 하면 될것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많이 듣게 하고 말하게 하고 하는 식이면 비교적 쉽게 배울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른이지요 (고등학교 이후?).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면, 고등학교 넘어가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는 지난 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아이보다 몇십배는 더 노력해도 될지 말지 입니다. 그런데, 시중에는 28일 속성 영어회화, 직장인 영어 3주 30분, 원어민과 전화로 회화를.... 같은 도저히 상식에 어긋나는, 하지만 솔깃한 광고들이 넘치네요. 어른들은 쉬운거 좋아합니다. 속성 무쟈게 솔깃하죠. 






3주만 하면 멋진 영어회화를 할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외국어에 대한 금언은 바로 이렇게 가르칩니다. 

"외국어학습에는 왕도가 없다" 

신에 접근하려는 인간의 탐욕이 바벨탑을 만들게 했고, 또 그로 인하여 생긴 단일언어 붕괴의 천형을 피할수는 없는 법입니다. 왕도란 없습니다. 이제 속성...류의 외국어 학습은 지양해야 할것 같네요. 

저는 이제 겨우 미국에 13년째 살고 있는 평범한 언어 능력의 사람입니다. 게다가 미국오기전까지는 영어는 거의 접하지 않은채 일본어에 집중하였고, 일본에 살다보니 영어쪽으로는 여러가지가 꼬이기도 했습니다. 당근 영어때문에 참 맘고생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영어회화에 대해 이야기 할수 있을지 의문이 드실겁니다. 뭐 솔직히 지금은 그다지 불편없이 살지만, 저 자신이 왕도가 없다는 외국어 학습을 현지에서 배우면서도 - 그것도 한국사람도 없는 환경에서, 영어로만 이야기해야하는 직장환경에서 - 수없이 들던 바벨탑의 저주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가능할것 같습니다. 

미국와서 버거킹먹고 스테이크먹으며 2-3년 버티면 자연스레 혀가 꼬부라질줄 알았습니다. 안 꼬부라집니다. 대신 혀가 꼬입니다. ㅋㅋ 

외국어는 속성보다는 느림이 더 어울립니다. 조바심보다는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는 여유로움이 중요합니다. 

영어 혹은 외국어를 어학으로만 생각한다면 아마 말하는 기술을 배울수는 있을지 몰라도 대화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답니다. 왜냐하면 언어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문화를 함께 배우지 못하면 반쪽짜리 기술이 됩니다. 반면, 문화적인 면을 함께 받아들이면 언어문화를 배우것이 될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여기서 영어회화 잘 하는법이나, 혹은 영어 속성 강좌, 이런 표현 미국에서 꼭 쓴다 같은 내용은 절대 못합니다. 전 영어회화 잘 하는 방법을 전혀 모릅니다. 아니 그런 방법을 안다면 전 절대 안가르쳐 줄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런 큰 돈이 되는 비법을 그저 한사람당 일이만원에 받고 팔지는 않을듯....

대신 그냥 살면서 느낀 영어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관련문화, 이런 방법은 꼭 해보면 좋겠다 등등의 꼼수 등등..... 사소하고 가벼운 느림보 영어 이야기를 아주 천천히, 가급적 띄엄띄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기대는 하지 말아주시길...... 영어회화 이야기라기보다는 언어에 얽힌 미국의 문화 이야기임을 미리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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