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를 배우기 전에 대화하는 법을 배워라 1 에서 연결된 내용입니다. 내용은 클릭하세요.
최대한 맞장구를 쳐라
일본어 표현에 相槌を打つ (아이즈찌오우쯔)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4년이 조금 더된 1995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전 그전에 혼자서 일본에 2년 넘게 살고 있었을때가 되네요. 결혼을 하고 지수맘 (그때는 안지수맘 ㅋㅋ) 과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답답한 점이 있더군요. 바로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안듣고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는 것이죠.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내말 들어?" 이렇게 몇번씩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相槌を打つ라는 말은 대장간에서 큰 쇠를 다스릴때 사수와 조수가 서로 번갈아 가며 망치질을 하며 쇠를 다듬는 모습을 말합니다. 네! 관용구로 맞장구를 친다는 의미랍니다.
맞장구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의 언어습관은 지나칠정도로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을 합니다. 중간에 꼭 '하이' 라는 말을 적당한 위치에 꼭 넣어주게 마련이죠. 그런데, 결혼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제가 이야기를 하면 묵묵히 듣고만 있어 이야기를 듣는건지 안듣는건지 잘 모르겠는 사태가.... 한국에서 바로 온 사람이니 한국식 대화법이 당연한것이지만, 2년넘게 매일처럼 일본인들과 대화를 하며 산 제게 이상하게 비쳐진 것이죠.
한국에서는 맞장구나 특히 어른말에 말대꾸 혹은 맞장구마저도 버릇없음으로 비추어질때가 많습니다. 적어도 저 어릴때는 공손하게 들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서로간에 대화를 해도 차분하고 조용하게 대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네 아줌마들과의 대화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지만 말입니다. ㅎㅎㅎ 사실 동네 아줌마들의 대화는 서로간에 다채로운 맞장구로 가득합니다. 특히 자식자랑이나 남편욕할때 말이죠. ㅋㅋㅋ 그런겁니다.
대화를 맛깔나게 하는 기술은 바로 배워서 하는것도 있지만, 바로 격의없음이죠. 동네 아줌마들끼리의 격의없음이 바로 정답이겠네요. 말대꾸, 맞장구, 끼어듬 등등이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바로 이 모든것들이 필요하죠. 일본어의 경우는 좀 다르지만요....암튼,
"Hey look at! I got iPhone"
"Oh! Really? Let me see. Oh----- my gosh! It's absolutely fantastic"
"Isn't it cool?"
"Absolutely!!"
"I lined up at the store for 3 hours"
"You did? That pays back, right?"
"Definitely!"
뭐 이런식으로 실제 대화는 교과서에 나오는 식처럼 정형적이거나 순서를 가리며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yeh, sure, in deed, really?, absolutely, definitely, you do?, Oh my gosh 등등의 추임새, 맞장구는 정말 필수적이죠. 그냥 묵묵부답이면 대개는 "You know what I mean?" "Are you listening?" 같이 바로 채근질이 들어옵니다. 맞장구는 상대에게 "나는 대화를 쫓아가고 있다" 하는 계속적인 표시이며 "지금 이순간 이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라는 적극적인 표현이랍니다. 영어가 익숙하지도 않은데 빠르게 대화를 주고받는것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묵묵부답으로 있다보면 절대로 대화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계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맞장구(만이라도) 를 쳐주고 한참을 듣다가 내가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하는 요령 혹은 대화의 기술을 빨리 습득해야 하지요. 이런 부분은 일종의 습관이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욕먹습니다, 자발머리 없다구요 (점잖치 못하다는 말이죠 아마?) ㅎㅎ 일본에 있을때는 더했습니다. "너 일본넘이야?" 뭐 이러면서 욕먹었습니다 (결코 일본인을 폄하하려는 의도 아닌거 아시죠?). 아줌마가 되기전에는 맞장구를 잘 치지 않는 (혹은 아주 약한) 현재의 한국말 대화법은 확실히 영어회화에 어려움이 있네요. 아줌마가 될수없는 남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ㅎㅎㅎ 아줌마삘을 내면 됩니다. ㅋㅋ 어머니, 이모, 고모,누나와 많이 수다를 떱시다. 솔직히 저는 주로 생활영어는 미국아줌마들과의 수다로 배운 케이스라서.... ㅎㅎ 정말입니다. 제가 예전 일하던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일하는 테크니션들이 거의 대부분 아줌마들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적어도 30-40분은 기본으로 수다를 떨어주시고, 커피도 마시고 해야 놓아주는 무서운 황금이빨들이었지요. 중간중간 청소하는 아줌마, 또 wash room에 근무하는 아줌마 들에게 걸리면 또 사정없이 손자이야기도 들어줘야 했고.... 잘 생기다 보니 아줌마들에게 인기가 많아서리.... 흐흐흐. 농담입니다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아줌마삘이 나더군요. ㅎㅎㅎ그들의 말버릇이 그대로 나올때도 있고, 그런 식의 수다가 몸에 배이더군요. 아줌마들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습니다. 아줌마들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도 일종의 아줌마인걸요. ㅎㅎㅎ
나이가 많은 이와의 대화는 상명하복이 아니다
(이 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좀 있을듯 싶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니 한번 가볍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학교 혹은 대학원에 다니며 지도교수와 자주 대하며 토의를 하는 경우라도 한국에서는 명령하달, 상명하달 등등의 군대적 사고와 스승을 공경하라는 유교적 발상, 그리고 말이 많지 않은걸 좀 쳐주는 한국식 대화법이 지배적이 되어 교수의 말을 듣고만 있거나 메모만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솔직히 쉽게 적응이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이곳에서는 지도교수의 경우도 그냥 이름을 냅다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도 토의를 할때는 상명하달처럼 되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이런 부분을 사실은 '동양친구들은 참 말을 잘들어' 가 아니라 '도대체 자기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라고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그냥 공부잘하고 실험잘하고 한 그저 그런 있으나 없으나 한 '학생'으로 남아있게 되는거죠. 이건 아주 심각한 이야기랍니다. 저 자신 한국에서 충실한 학생이었고, 또 이보다 엄격한 일본에서 공부를 한 관계로 남보다 아주 심했습니다. 다행히 박사후 연수과정의 제 boss는 저보다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사람이어서 친구처럼 지내다 보니 비교적 쉽게 적응이 되었는데 그 이후로도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들과의 대화는 식은땀만 나고 어렵기만 하더군요. 솔직히 지금도 좀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세미나 같은걸 하면 첨엔 못알아 듣지만, 1년 2년 시간이 지나며 알아듣게도 되고 (전공용어들이고 슬라이드를 보며 하니 비교적 쉽게 적응이 되는 부분이죠) 하는데, 문제는 제대로 질문을 못하네요. 혹시라도 석학에게 결례가 안될까 혹은 나의 무지를 드러내는것은 아닐까.... 시간이 지나며 다른이의 질문을 알아듣게 되면서 보니 이 질문들이 아주 날카로운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정말 몰라서 하는 질문들도 있고 참 쓸데없다 하는 질문들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무조건 존경해야 하는 선생님을 거쳐, 떠들면 매를 드는 선생님, 대학가려면 말 잘 들어야 하는 선생님에, 과대평가된 교수라는 자리가 주는 위압감으로 찍소리 못하던 대학시절, 그리고 학위라는 채찍을 든 대학원에서의 지도교수와의 관계, 게다가 더욱 무서운... 거의 신과 같은 이상한 일본의 대학교수시스템까지 거치다 보니 이걸 절대 쉽게 고치지 못했고, 사실은 아직도 어느 정도는 고전중이랄까요.... 사실 이건 과학하는 사람에겐 치명적이랍니다. 미국에서 과학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이 부분입니다. 특수한 환경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일반적인 생활이라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한국의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노인 공경이 예전 같지 않으며 교수를 우습게 여긴다고 개탄을 하여도 저 밑바닥에는 비슷한 마음이 자랍니다. 어릴때부터 어른에게는 존대말을 해야 하고, 쓸데없는 말 잘못했다가 정말 쓸데없이 혼이나 난다는 걸 습득하며 살기 때문이죠. 과학쪽만을 한정하여 생각한다면 이런 상명하복의 관계에서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이 자라기 힘듭니다. 그리고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토의하는 자리에선 제 생각을 펼치지 못하면 무능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아무도 챙겨주지 않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1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어회화하는 하찮은 기술을 익혔다고 해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실력을 습득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예전에 김경일 교수가 쓴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모든 이야기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공자가 죽어야 국제인이 된다' 라는 면에서 동의하고 싶네요. 꼭 국제인이 되어야 한다면 말이지요. 어쩌다 보니 논지가 영어회화라는 지엽에서 오히려 국제사회속에서 도대체 한국인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본류로 넘어오게 되었네요. 삼천포인가요? 암튼, 나이든분들 혹은 지도교수와의 대화를 상명하복이 아닌 대화로 이끌어 가려면 존경과 존중은 분명히 가지되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이야기할 필요가 있고, 어른들도 이를 말대꾸가 아닌 의견개진으로 받아들일수 있으면 좋을것 같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힘들겠죠? ㅎㅎ
.
.
.
.
.
.
.
.
딸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점은 이 아이는 참 쓸데없는 것으로 많이 떠든다는 점이네요. 거기에 도대체 질문같지 않은 질문을 퍼붓는 점도 그렇고, 부모와 이야기하는데 버릇이 없다라는 점과 꼬박꼬박 말대꾸를 한다는 것 등등이네요. 제 기준으로 보면 도대체 안좋은 모든것을 제 딸아이가 다 가지고 있는 겁니다. 친구들과 집에 모여 떠드는 모습을 보면 애들이 다 그렇습니다. 얼마전에 학교에서 솜사탕을 만드는 봉사를 한적이 있었는데, 3-4학년밖에 안되어 보이는 아이가 자기는 큰 솜사탕을 원한다며 버티고 있더군요. 속으로야 '주는대로 먹어라. 어른한테 버릇없이...' 하지만....... 이렇게 어려서 부터 길러진 아이들이, 계산대에서 떠들어대고, 교실에서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들을 퍼붓고, 똑같이 자란 선생님들은 좋은 질문이라며 맞장구를 치며 대답을 해주고 다시 질문을 던지고 합니다. 질문을 던지면 갑자기 교실 아이들 거의 대부분이 손을 듭니다. 누구보다 먼저 잽싸게 손을 들어 그만하라할때까지 떠드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교권의 추락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교권은 교권대로 시퍼렇게 살아있기 때문이죠. 선생님도 너무나 격의없이 친구처럼 대할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꼭 Mrs. Mr. 등등을 붙히도록 교육시킵니다. 아이들에겐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렇지만 겉으로는 우리기준으로는 콩가루입니다. 이제껏 제 아이가 선생님욕을 하거나 불손한 태도를 보인적은 단 한번도 없네요.
암튼, 이렇게 우리기준에서 말대꾸하기 시작한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 였는데, 학년이 올라가며 이런 경향이 두드러져 솔직히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제가 바로 이런 문제 즉 제대로 질문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며 고민하던 시기여서 깨닫는 바가 커지기도 했네요. 사실 그렇게 말대꾸하는 딸아이를 찍어 누르려고만 했거든요. 한국말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존대말을 강요하기도 하구요. 그렇게 되니 이 아이는 말을 다하고는 무조건 뒤에 '요'만을 붙히더군요. 오랜만에 통화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통화도 거부합니다. 급기야는 '네.... 요' 같은 말까지.... 말대꾸를 자세히 들어보기 시작한것도 아마 그 무렵쯤 되었던것 같습니다. 혼을 내면 이 아이는 울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한것 뿐인데 왜 화를 내냐며 항변을 하더군요. 그렇더라구요. 제가 받은 교육을 똑같이 강요하려했던 겁니다.
그 이후로는 사실 조금씩 우리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요즘도 하루에 서너번은 '욱' 하게 됩니다만, 서로 목소리를 높일지언정 무조건 찍어누르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존대말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제껏 다른 사람들에게 불손하게 대하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할말은 다 합니다. 가끔씩 다시 그런 아이를 찍어 누르려 하기도 합니다만.... 어쩔수 없긴 하더군요. 한국부모라서..... 대화는 많이 합니다. 대부분 많이 들어줍니다. 너무 떠들어서 가끔씩 귀로 손을 가리며 '아 시끄러워' 하지만, 지수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ㅎㅎㅎ 한번은 일식집에 갔는데, 저와 딸아이가 격의없이 툭툭치며 마구 떠드는걸 보고는 일하는 일본 사람이 제 동생이냐고 하더군요. ㅎㅎ 실화입니다. 어두워서 얼굴은 잘 못봤는지..... 경우에 따라서는 버릇없는것처럼 보일겁니다만, 어른앞에서 버릇없다라고 할 사회도 아닌데다, 기본적으로 공경하는 마음은 큰것을 알고 있고, 저와는 달리 어른앞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확실히 키울수 있는 아이로 커줄것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이렇게 키우면 당장.... ㅎㅎ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존대만을 너무 '강요'하면 어른앞에서 말이 없어질 가능성이 정말 크죠. 이건 국제인과는 전혀..... ㅎㅎㅎ
어쩌다 이야기가..... 암튼, 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영어회화란 그저 그런 기술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한국말로 조리있게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에서 수다란 쓸데없는것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맞장구를 치지 않는건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어른이나 선생님 앞이라고 할말을 닫아 버리면 안된다는거.....
이렇게 준비를 해놓고, 듣기를 죽어라고, 이것저것, 의미없이, 무작정 해보는거죠. 끈기가 필요하겠네요.
뭐 이정도인데요........ 전 수다떨기가 회화책 100권보다 낫다고 봅니다. 회화를 잘하기 위한 초석이랄까요.... ㅎㅎ
'느림보 영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8학년 딸아이가 말하는 2009년 수능 외국어 시험 (39) | 2010.03.13 |
---|---|
영어회화를 배우기 전에 대화하는 법을 배워라 1 (26) | 2009.12.02 |
느림보 영어 이야기 - 내 영어를 듣고 웃으면 어쩌지? (30) | 2009.12.01 |
영어로 독하게 귀를 뚫자 (57) | 2009.11.18 |
느림보 영어 이야기 들어가는 글....... (22) | 2009.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