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영어회화의 중요성, 비법 등등을 이야기 하지만, 제 경험과 또 다른 이들을 보며 느낀 점은 영어회화보다는 한국어로라도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언어란 역시 문화가 쌓여 이루어진 것이며 회화하는 법이란 궁극적으로는 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하찮은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봅니다. 그마저도 또한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문법과는 그다지 크게 상관이 없답니다. 흔히들 외국어를 잘하려면 자국어를 잘해야 한다라고 합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이야기합니다. 당연합니다. 한국말로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외국어도 똑 같습니다.
또, 한국사람이 일본어를 비교적 쉽게 배우는 이유는 어순이 같아서라고 하지만, 정서적으로 공유하는 문화가 유사하기 때문도 큰 이유랍니다. 현지에서 배우는 외국어는 알게 모르게 문화도 함께 습득할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과적인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영어열풍에 몸살이라지요. 아주 어릴때부터 영어로 말하고 듣는 훈련을 하게 해야 한다며 오렌지를 어륀지라 불러야 한다며 난리입니다. 왜 그 많은 아이들이 다 영어에 통달을 해야 하는지를 물으면 이젠 예전과 달리 자신의 분야에서 영어로 이야기하고 국제인으로 살아갈 일이 많아졌기때문에, 국제인으로 살아가려면 당연히 영어회화는 기본이라는 말씀들을 하시죠. 음......일견 맞는말처럼 들리지만 전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구요. 한국말로도 지금처럼 이야기하고 그토록 대화하는 법을 모르면, 어릴때부터 영어로 듣고 말하는 정말 하찮은 기술을 배운다 하여도 감성을 나누고 문화를 공유할 국제인은 될수 없다는 말이죠. 다음과 같은 표현이 적확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배운 영어는 한번씩 순차로 왔다갔다 하는, 거래처에 팩스보내고 받을때는 유용할지 모르나 정작 만나서 인사말을 나누고 나면 바로 침묵으로 끝나는 영어가 될것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우습게도 영어회화가 아니라 한국어 회화랍니다.
솔직히 다들 영어를 잘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배우면 되는거잖아요. 필요에 의하여 배우게 되는데, 어떻게 배우는게 좋으냐의 문제의 첫걸음은 바로 한국어에서 찾아야 할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의 문제는 그렇습니다. 문화라고 하면 큰것을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일단은 거창한 의미를 다 빼고 문화를 현지의 습성이라는 말로 대치하여 본다면 이야기 전개가 조금 쉬워질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영어를 사용하며 살계획이거나 일적으로라도 계속하여 영미권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살아야 하는 실질적인 이유라면 그렇게 하는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거지요.
한국에서 막 오신 분들과 한국말로 (당연히) 대화를 나누면 정신이 없습니다. 이야기에 집중할수가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물어보고 열심히 대답을 하고 있는 사이 화제는 다른곳으로 넘어갑니다. 전화기를 들여다 보고 만지작 거리고, 왜 물었지? 싶을만큼 대화는 대화가 아니라 겉돌기 일쑤임을 아주 오래전부터 경험하였네요. 아주 바쁘고 핸드폰에 너무나도 익숙한 사회현상 때문임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난감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더라구요. 바삐 술부터 찾기도 하고, 술을 매개로 하지 않으면 대화가 잘 안되는 과묵함을 보이기도 하구요.... 약간만 반응이 굼떠도 답답하다며 답을 기다리지 않는 화법에는 정말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뭐 시차때문에 졸고 있는걸까 생각할만큼 반응이 없음은 많이 익숙해졌네요. 조금만 차분하고 상대의 대화를 존중하는 식으로 일단은 발상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영어 아니라 그 어느 나라에서도 그리 환영받는 대화법은 안될것 같습니다. 암튼, 그런 현재의 풍조가 아니라도 전통적인 한국의 대화법은 미국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또, 한국말을 너무 이상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방가방가 뭐 이런거 이야기하자는 건 아닙니다. 말을 하고 글을 써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게 하는 경우가 많지요. 단어의 나열이 말이나 글이 아닌데 말이지요. 되도록 정확하고 어법에 맞는 한국말을 하는 노력이 선결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소위 아이비리그에 직접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온 학생들중 제대로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의 비율이 극히 낮다고 합니다. 토론이나 자신의 논리를 제대로 펴야 하는 일에 미숙하기 때문이죠. 그 나이에 맞는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논리 (를 펴는 훈련 혹은 교육) 를 펼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것이 원인이랍니다. 어릴때부터 이야기보다는 책으로 대화보다는 학원 선생님의 말을 침묵하고 들어야 하는 교육도 문제일듯 싶은데, 뭐 그런것까지야 제가 말할 필요는 없구요.
우선 미국의 문화는 천박함이라 표현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오후시간 우아하게 티를 즐기며 사교를 하는 영국의 문화에 비하여서는 하류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문화라는것이 그 자체로 비교하여 우열을 판단할수는 없는 것이기에 이런식의 줄세우기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느부분에서는 전 천박함이라기보다는 격의없음이라 부르고 싶네요.
무표정은 쿨함이 아니다
한참전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갔는데, 정말 적응이 안되는것이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화난것처럼 보이고 도저히 길가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낼수가 없더군요. 사실, 한국에서 길가다가 모르는 사람끼리 보고 웃거나 가볍게라도 인사를 건네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약수터도 아니고 말이지요. 사실상
이런 사람들은 대개 "도를 아십니까?" 정도라 들었습니다. ㅎㅎ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참으로 '경망스럽게도'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인사를 합니다. 굳이 소리를 내지 않아도 길가다가 눈을 마주치면 가볍게 고개를 까딱해주는 정도만으로 '이봐! 안녕한가?' 하는 정도의 표시를 해주게 되지요. 눈 안마주치고 그냥 앞만 보고 가는 사람은 오히려 이상할 정도지요 (물론, 맨해튼이나 대학캠퍼스 같은곳에서야 일일이 하기는 좀 그렇겠지만요). 한국에서 이러면 "싸우자구?" 뭐 이렇게 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표정이 웃는인상이고 friendly하다면 그렇게까지 오해할일도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먼저 저를 포함 한국사람들에게 아주 약한 부분이 이런것입니다. 저야 지금은 당연히 적응이 되어, 그냥 헤벌레 하고 다닙니다. ㅋㅋㅋ
우선, 대화는 표정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일단 이곳에서는 얼굴의 근육을 풀 필요가 있지요. 인상 찌푸리고 앞만 보고 걷는다면 게다가 낯선이라면 시골에서는 누군가 경찰에 신고할 위험성 마저도 있답니다. ㅎㅎ
수다쟁이가 되자
사람들, 아무데서나 떠들어대고 (Ugly Korean이라고 하는 말이 있었지요. 해외나가서 떠들고 호텔에서 아무렇게나 하고 돌아다니고...실제로 미국인은 더하죠), 어른앞에서 버릇없이 행동하는건 약과죠 (하지만, 여기선 교장선생님이 한손으로 상장을 주고 한손으로 받습니다). 미국인의 행동양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수다맨'이 아닐까 합니다. 수다스럽습니다. 정말 미칩니다. 그런데.......... 이들의 입장에서는 동양인은 그저 말수적고, 재미없고, 어울릴줄 모르는 사람일뿐이랍니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일본에서도 그랬지만, 미국에서도 인기있는 남자는 "funny guy"입니다. 사람이 늘 실실 거릴수는 없지만 늘 진지하기만 한 사람은 완전 '꽝''이라는 이야기죠. 이야기가 옆길로 샜네요. ㅎㅎ
암튼,
다음의 가상 대화내용을 한번 보시지요.
"Hey Brad, how're you doing?"
"Good morning Byung, I'm doing pretty good! What about you?"
"I'm all right"
뚝!
일상에서 잘 쓰이는 상당히 구어체이긴 하지만, 뭐 대개 이런 정도의 대화가 회화책에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정도의 대화로 덜렁 이야기를 끝내는건 어지간히 바쁘거나 서로 보기 싫은 사이가 아니라면 그다지 흔치 않습니다.
"Hey Byung, what's up??"
"Nothing special, man. What about you? Did you go to camp during the weekend?"
"Oh my gosh! It was fantastic camp out. We met Bear. Can you believe that?"
"You kidding!!! A real bear? You're not talking about racoon, aren't you?"
"No way!! It was A real Bear. 'Course, we didn't get near him, well I don't know him or her, but it was SOOO real bear."
"Hey, where did you go exactly?"
"OK, I will pass you the information later. You should bring your family there"
"Oh, definitely I would"
뭐 이러고도 한 10분은 곰이야기를 들어야 빠져 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를 들어 같은 공간에 여러사람이 있는 경우는 똑같은 이야기를 새로운 사람이 출근할때마다 들어야 한다는 점이죠. 앞서 들었던 사람도 다시 대화에 끼어들어 곰이야기로 난리를 치는건 뽀~나스. 복도에서 화장실에서 그넘의 곰이야기는 끝도 없죠. 참 수다스럽습니다. 과묵한 한국인은 단 한마디 대답하고 뚝............ 묵묵히 일에 전념합니다. 아무리 미국사람들에 둘러 싸여 있어도 영어가 늘지도 않을뿐더러, 앞으로는 대화에 잘 끼어주지도 않습니다. 물론, 과묵하게 일만하며 '도대체 이것들은 왜 이리 떠들어' 하며 속으로 꿍시렁 거려도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긴줄의 계산대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앞에 있는 아줌마와 계산대의 아줌마사이에는 난데없는 음식의 레시피 화제로 뒷사람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부글부글 끓는 심정을 억누르고 앞으로 조금씩 전진하면 함께 기다리며 동지의식을 고취하던 내 앞의 사람이 다시 계산대의 아줌마와 십년지기처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겨우 내 차례가 돌아오죠. 그럼 다시 그 아줌마는 'How are you?" 부터 시작하여 "이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과인데, 너도 이거 좋아하니?" 같은 수다를 다시 늘어 놓습니다. 건성건성 바삐 대답하고 보따리 들고 나오는 생활을 수년간 하다보면, 어느결엔가 사과파이의 레시피를 서로 이야기하는 수준까지 가죠. 바로 이런 식의 대화법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천박한' 혹은 '격의없는' 미국의 문화입니다. 아무리 천박하다 느껴도 살아가야 할것이라면 익혀 널리 이용해야 하지 늘 궁시렁거리기만 한다면 항상 바깥을 서성이는 아웃사이더밖에는 되지 않겠지요.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관광와서 1-2주 있다가 갈 예정이라면 뭐 그다지 필요없는 내용인데, 일정기간 이곳에 살아야 한다거나 혹은 비지니스 관계라도 어느정도는 미국인을 상대 해야 한다면 이런식의 대화법을 조금은 익혀두는 것이 필요할듯 합니다. 상당히 드라이한 비지니스 관계라도 무턱대고 일이야기를 들이대는것은 솔직히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않습니다. 비지니스로 만난사람이라도 싸울 상대가 아니라면 약간의 생활수다가 관계를 매끄럽게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교적 영향이겠지만, 한국에서는 말을 잘한다는 것을 친근하다가 아니라 말이 많다고 폄하하는 경향이 있네요. 저 어릴때만 해도 밥상에서는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배웠네요. 즐거운 식사시간을 정말 오로지 먹는데만 집중하고 마는거지요. 요즘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가족이 함께 식사할 시간이 없어졌을것 같습니다. ㅎㅎ 우린 식사시간에 마구 떠듭니다.
한국말로 대화하는 것이야 뭐 그렇게 하면 되겠지만, 미국에서 영어로 이야기하려면 수다쟁이가 될 필요가 있답니다. 다시한번 이야기 하지만, 인사말 후그냥 뚝.... 이런게 반복되면 어느덧 자신이 왕따를 당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겁니다. 수다의 기본은 아무주제없이 떠듬입니다. 그냥 떠들어야 하지요. 수다스러운 이들을 천박하다 욕만 할게 아니라 애써 자신도 그 천박함에 끼어넣는 과감성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국말의 대화법이 영어회화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것이죠. 과묵한 사람보다는 말많은 사람이 영어회화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도 조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마구 쏟아 내는 논리수다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말이 많다, 혹은 경망스럽다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은 안해도 좋을듯 합니다.
솔직히 멋지게 이야기 했지만 영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이 정도 대화는 절대 안되죠. 그럼 어찌해야 할까요? 어떻게든 대화에 낍니다. 그리고 못알아 듣더라도 아는 내용에만 아주 살짝살짝 맞장구를 칩니다. 바로 다음 이야기가 맞장구입니다.
아따마 추천한번 눌러주고 가이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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